흰 분필로 그렸던 마법진의 일부를 손으로 쓸어내 지운 유유코는 분필을 쥔 손을 다시 움직였다.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발짝 떨어져 선과 선의 이음새를 바라보다, 도로 자리에 앉아 다시 그것을 지웠다. 그런 행동이 몇 번씩, 거의 십여 번에 가깝게 반복됐다. 유유코가 원하는 형태의 곡선과 교차점이 만들어질 때까지 쉴 새 없이.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조그만 손에서 4분의 1정도가 닳아 없어진 분필이 작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.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녀의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. 세 발짝을 떨어져 바라본 마법진은 한 시간 전에 비해 진척된 부분은 한 뼘밖에 되지 않았지만, 다음으로 넘어가도 미련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유코는 몹시 뿌듯했다. 그가 그리려는 진은 이 거대한 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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